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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소산  <Shuttle image-2>, 종이에 안료, 과슈, 19 x 14 cm, 2008

 

 

 

 

이진성(소노아트컴퍼니)

 

  현재까지 <화인>, <화생>, <Shuttle Image>, <Spore Space> 등의 시리즈들로 변화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 김소산의 작품들은 그러나 주된 작가적 언어와 함께 그 흐름을 이루고 있다. 우선 작가가 사용하는 색들을 보면 기존의 동양화(일견 한국화라 칭하여 지는)에서 자주 사용하는 색 보다는 원색적이고 화려한 채도 높은 색들로 이루어져있다. 그리고 형태적인 측면에서도 무언가 다잡아지는 분명하고 익숙한 형태의 외형보다는 작가가 만들어낸 독창적인 모양들이며, 사용하는 재료들 역시 기본적인 동양화 재료에서 출발해서는 이후 다양한 매체들의 사용과 오브제적인 요소들의 가미 등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사실 외형을 바꾸고 있다기 보다는, 더욱더 선명하게 생명들의 속성에 대해 드러내고 있으며, 끊임없이 얘기하고자 하는 바 역시 생명에 대한 이야기이다. 여기에서 생명표현의 방법에 변화가 모색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다. 작가는 우주를 형성하는 생명에 대해 작품으로 대변시켜 요소 요소들의 구성들을 본인의 언어로써 채워 가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예술가들은 본인의 창작품에 생명을 불어 넣는다. 마지막 방점을 찍듯 화룡점정을 찍어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듯 마지막 일필을 취한다. 특히나 김소산에게는 그러한 생명의 생(生)과 사(死)에 대한 자연의 원리가 작품 전체적으로 녹여져 있다. 각각의 개별적인 작품들에서 그 출발은 지극히 작은 세포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이 세포들이 모여 작은 은하계를 구성하고, 이들 각각에는 별개의 이야기들이 저마다 담겨 있다. 이러한 구성체들이 모여 비로서 확장된 의미의 우주로 펼쳐진다는 개념, 이것이 작가 김소산의 세계인 것이다. 그렇기에 작가는 생명과 우주, 생과 사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들로부터 작품을 제작하기 시작 한다. 이러한 작가적 태도는 작은 세포가 분화된 작품 시리즈 <Spore Space>에서 더욱 잘 엿볼 수 있다.


  오랜 기간 동안 작가와 작품을 관찰하다 보면 한가지 공통점을 느끼게 되는데, 그 둘이 많이 닮아 있다는 점이다. 오래산 부부들이 삶의 굴곡들을 같이 겪으면서 닮아 가는 것과는 조금은 다른 의미인데, 다른 두 개체가 시간을 보내면서 닮게 되는 것이 아니라 둘 중 하나에 의해서 다른 하나는 투영되는 이미지를 발아하게 되는 경우이다. 작가가 지닌 감성과 취향 같은 것들이 작품에 투과되어 반영되기에 닮을 수 밖에 없게 된다. 이는 마치 거울을 마주하고 있는 전사되는 이미지라기 보다는 특징적인 요소와 내면과 같은 부분을 담아내면서 비로소 드러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 김소산이 작품에 던진 생명의 첫 시작과 생명력이 움직이는 응집된 발아(發芽)에서 작가의 모습을 발견하게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