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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성(소노아트컴퍼니)


  한 소녀가 두 손을 모으고 먼 하늘 발치의 지평선 너머를 보면서 “Somewhere over the rainbow"를 부르는 장면, 바로 뮤지컬 영화 ‘오즈의 마법사(1939, 빅터 블레밍 감독)’의 한 대목이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는 이 장면은 노래 가사의 뜻을 잘 모르던 유년 시절이었음에도 주인공의 감정에 이입되어 지금까지도 뚜렷이 기억되고 있다. 이렇듯 덜 명확하더라도 감성적으로 공감이 되었던 것은 주인공 도로시(주디 갈란트 분)의 맑고 청아하면서 약하게 떨리는 목소리, 하늘을 배경으로 시선이 머무는 풍광 등등이 이유였으리라.


  주인공이 원하는 무지개 너머 어딘가 는 무언가 현실과는 또 다른 어떤 것이 존재하는 곳이었듯이, 이번 전시 《Over there》展은 각기 다른 장르와 소재들로 작업하는 작가 9명의 작품을 통해 그 너머, 거기에 존재하는 각 각의 9가지 이야기를 읽어보고자 한다.


  전시 작가들은, 여행지의 풍경을 종이에 드로잉한 곽정명, 라인드로잉을 모태로 평면작품과 영상 및 벽화 작업을 하는 박은선, 한지에 수묵 재료로 출발해서 최근에는 옻칠화를 선보이고 있는 성태훈, 세밀한 관찰과 표현력으로 관람객을 압도하는 이석주, 목탄이라는 단순화된 재료로 보드라운 자연의 미를 강한 명암대비로 작품화하는 이재삼, 전통적인 소재와 현대적 색감의 이열, 어린아이의 낙서마냥 막힘 없이 재기 발랄함을 선보이는 임태규, 한국화의 번짐과 깊은 맛을 느끼게하는 풍경으로 작업을 이어가는 오용길, 선명한 색감이 조화로운 하정민 등이다.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어딘가를 향한 그리움 내지는 소망처를 일컬어 동양사상에서는 “이상향"이라 명명하기도 한다. 이는 소원하는 바를 담아 빌어보는 구복 신앙적인 믿음이 잠재되었을 수도 있고, 전혀 새로운 무언가가 존재하는 곳, 혹은 무엇(사물)일 수도 있다. 중요한 점은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과 감성 그리고 감정이다. 이들 작가들의 작품 속 이미지며 형상들의 세계는 오롯이 작가 개인의 몫이기도 하고 관람객과 하나 되는 또 다른 세계를 지향하기도 한다. 본 전시에서 다양한 질료들과 소재, 기법으로 표현된 미술 작품들이 담아내고 있는 “over there(저 너머, 저기)”는 어디인지, 혹은 무엇인지 느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