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hibition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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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현 작가노트_

 

1. '프린트 = 설계, 복제, 변형, 오류의 장치'

 

나의 이번 프로젝트는 전통적 재현을 탈피해 인덱스적 우연성을 탐구해 온 회화적 방법론을 프린트 매체 특유의 '파타피직스적 오류와 변주'에 접합시킨 시도이다. , 회화의 돌발적 감각을 복수성과 전환의 장치로서의 프린트적 사고를 탐구하는 것이다.

전시장 메인 벽은 회화, 스크린프린트, 레이저 프린팅 오브제를 오가는 하이브리드 프린트실험으로, 동일한 도안에서 색, 재료, 방법을 변주해 의도적 오차와 오류를 통해 파타피직스(Pataphysics)예외의 미학을 시각화한다. 여기서 프린트는 단순한 복제가 아닌 설계와 변형, 그리고 창조적 오차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작업의 조형적 기반인 육각형 모듈은 서로 맞물리며 연결되지만, 물성과 재료 그리고 프린트 방식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무한한 변주와 유희의 공간을 유도한다. 이러한 육각형 그리드는 복제와 오차, 동일성과 차이를 포괄하는 조형 실험이자, 프린트하는 행위 그 자체의 불안정성과 잠재성을 증폭시키는 시도이다. 작은 이미지 하나가 무한히 복수 제작되는 과정을 통해 작업의 매트릭스와 시간성이 노출된 전시 공간은 그 자체로 하나의 '프린트 연구실'이 되어, 관객과 함께 실시간으로 증식하는 프린트 행위의 동시대적 가능성을 제안한다.

 

2. 정관헌, 박쥐, 가막사리: 이질적 구조의 모티브

 

<파타피직스 프린트> 프로젝트는 근대 건축물 정관헌의 하이브리드적 성격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전통 건축의 조형과 서양의 제국적 양식이 공존하는 이 건물은, 혼성성과 전이의 장소로서 회화-프린트 간의 관계를 재구성하는 틀을 제공한다.

정관헌의 난간과 바닥 문양을 선, , 질감의 조형 단위로 분해한 구조적 혼종성을 시각적으로 변환하였다. 특히, 박쥐 문양은 전통적으로 '()'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프린트 과정에서 의도적 오류와 변주를 통해 파타피직스적 유희로 재해석된다. 이는 정관헌의 건축적 형태의 혼성을 미학적 프린트의 장으로 이식하려는 시도이다.

 

또한, 정관헌 주변에서 자생하는 미국가막사리(Bidens frondosa) 프린팅 작업을 포함하였다. 이름부터 이주적 혼합성을 내포한 이 식물은 토착 가막사리와 교배되며 새로운 종으로 변이해 온, 생태적 하이브리드이다. 리놀륨프린트 시리즈로 제시된 이 식물은 하나에서 셋, 무수히 많아지며 점진적 복수화를 통해 우연의 반복과 변형 과정을 보여주며 정관헌이라는 건축이 지닌 혼종적 정체성과 무의식적으로 공명한다.

 

<파타피직스 프린트>는 완벽한 복제 대신 유쾌한 오류를, 재현 대신 무한한 변이를 프린트적 사고로 보여주고자 한다.